|  | | | ⓒ (주)영남도민일보 | | [영남도민일보] 김 창기 기자 = 100일은 도시의 미래를 바꾸기에는 짧지만, 도시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에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도시를 바꾸는 일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황병직 영주시장이 지난 100일 동안 내놓은 답은 ‘일하는 방식’이었다. 지난 7월 1일 취임한 황 시장은 시민 중심의 행정 혁신을 시작으로 기업 투자유치와 미래산업 발굴, 농업·관광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관행을 바꾸는 작은 시도부터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주요 사업까지, 그 중심에는 ‘시작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원칙이 자리하고 있다. 황 시장이 강조하는 것은 ‘성공의 경험’이다. 새로운 시도가 성과로 이어지는 경험이 쌓여야 공직사회에 자신감이 생기고, 그 힘이 지역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취임 100일을 맞은 황 시장에게 지난 시간의 변화와 성과, 앞으로 영주가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Q. 취임 100일을 맞았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신다면요? 지난 100일은 짧기도 했지만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취임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많이 벌이는 것보다 먼저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예전부터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방식을 고집하지 말자, 안되는 이유보다 가능한 방법을 먼저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100일 동안 도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하는 태도와 방식은 바꿀 수 있습니다. 시정 곳곳에서 그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 지난 100일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Q2. 취임 직후부터 행정혁신을 강조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꾸셨습니까? 가장 먼저 시민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꾸려고 했습니다. 취임식에서는 시민 여러분을 앞자리에 모셨고, 취임 후 19개 읍면동을 직접 찾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행정에서 왜 안 되는지 설명하는 것보다 실제로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결국 시민의 문제가 해결돼야 합니다. 민원 3심제는 한 번 검토하고 안 된다고 끝내지 말고, 장기간 해결되지 않거나 반복되는 민원을 다시 살펴보자는 취지입니다. 1일 민원담당관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과 간부 공무원이 직접 민원창구에서 시민을 만나면 평소 서류로만 접하던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읍·면·동장실 재배치나 시청 주차장 개선도 시민 입장에서 불편한 부분을 바꿔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공직자들에게 무조건 더 많이 일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잘할 방법을 찾자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직자들이 소신 있게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부담만 지게 해서는 조직이 바뀌지 않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바뀌어야 행정이 바뀌고, 행정이 바뀌어야 시민이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Q3. 취임 100일의 핵심 메시지로 '변화의 DNA'라는 표현을 쓰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입니까? 저는 우리 공직자들이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원나잇페스타와 이번 풍기인삼축제입니다.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을 바꾸고, 홍보도 새로운 방법으로 시도했습니다. 시원나잇페스타는 운영방식을 바꿔 야간 공연과 먹거리, 체험을 결합했고, 풍기인삼축제는 영주문화관광재단이 주최·주관하도록 운영체계도 바꿨습니다. 홍보도 기존 방식만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직접 찾아가 알리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물론 새롭게 시도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직원들이 더 많이 고민해야 하고 현장에서 수고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까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는 겁니다. '해보니까 되더라.' '우리도 할 수 있겠구나.' 저는 이 경험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 번의 성공은 하나의 결과로 끝날 수 있지만, 성공해 본 경험은 다음 일을 시작할 자신감으로 남습니다. 그 자신감이 공직사회 전체에 쌓이는 것, 그것이 제가 말하는 변화의 DNA입니다. Q4. 지역경제는 결국 기업과 일자리 문제입니다. 기업유치와 지역경제 분야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취임 후 SK스페셜티, KT&G, 노벨리스코리아, 베어링아트 등 지역 기업들을 직접 찾았습니다. 기업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력이나 용수, 도로처럼 기본적인 기반시설 문제가 중요합니다. 기업이 영주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행정이 뒷받침해야 합니다. 지난 9월에는 대한홍삼, 풍기인삼농협과 130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대한홍삼은 2030년까지 영주에 건강기능식품 제조공장을 조성하고 본사와 공장을 이전할 계획입니다. 풍기인삼농협과 협력해 지역에서 생산한 인삼을 원료로 활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런 투자유치가 의미 있는 이유는 기업 하나가 들어오는 데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투자하고, 지역에서는 일자리가 생기고, 농민들은 생산한 인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기회를 얻어야 합니다.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도 같은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산업단지를 조성했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닙니다. 기업이 들어와야 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대한홍삼 투자협약도 이제 시작입니다. 약속한 투자가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후속 절차를 챙기겠습니다. Q5. 첨단드론과 농업용 로봇 등 새로운 산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요?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다만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과 실제 사업으로 만드는 것은 다릅니다. 영주에는 비상활주로가 있습니다. 이 시설을 첨단 드론과 대드론 분야의 시험평가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기본계획 수립과 사전 타당성 조사에 착수해 사업 추진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농업에서는 서비스로봇 실증사업에 선정돼 국비 3억 5,250만 원을 확보했습니다. 영주는 경사지 과수원이 많고 농촌 고령화도 심각합니다. 로봇이 수확이나 운반 작업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실제 현장에서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실제 농가의 어려움을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업을 시작했다는 사실보다 현장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끝까지 살피겠습니다. Q6.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에 나선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존 관광정책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영주가 가진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시민이 즐기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주는 선비문화와 풍부한 역사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전통음악과 연결하면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 국립국악원 경북 영주분원 유치를 위한 정책세미나를 열었습니다. 공연뿐 아니라 교육과 연구 기능까지 갖춘 문화시설의 유치 필요성을 논의했습니다. 앞으로는 영주에 왜 이런 시설이 필요한지, 어떤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득해야 합니다. 아직 유치가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국립시설을 유치하는 일이 쉬울 리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처음부터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필요한 자료를 만들고 관계기관을 찾아가 협의하겠습니다. 관광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광객이 영주에 왔다가 사진만 찍고 돌아가면 지역에 남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한 끼 더 먹고, 한 곳 더 들르고, 하루 더 머물게 해야 합니다. 그 소비가 지역 상권의 매출로 이어져야 합니다. 영주가 가진 역사와 문화를 관광산업과 연결하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Q7. 고향사랑기부대상 수상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입니까? 지난 9월 제2회 SBS·행정안전부 고향사랑기부대상에서 대상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함께 받았습니다. 이 상은 영주를 응원해 주신 기부자들과 제도를 운영해 온 관계자들이 함께 만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향사랑기부제도 단순히 모금액을 늘리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답례품이 지역 농특산물의 판로를 넓히는데 도움이 되고, 기금사업이 관광과 상권 활성화로 연결된다면 제도의 효과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영주만의 특색 있는 답례품을 발굴하고, 기부금이 시민 생활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쓰이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Q8.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하게 추진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시민들께도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기업이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영주를 만들겠습니다.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산업 기반을 확충하고, 기존 기업의 성장과 신규 투자유치를 함께 추진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영주가 가진 자원을 시민의 소득으로 연결하는 일입니다. 풍기인삼과 영주사과, 영주한우 등 영주 농특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의 발길이 전통시장과 음식점, 숙박시설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시민들이 영주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일자리가 있어야 청년들이 남습니다. 하지만 일자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주거와 교육, 의료와 교통, 문화와 복지까지 생활하는 데 필요한 여건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주가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직접 실행하며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공직자들과 이를 응원하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조직은 다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저는 시장으로서 그런 조직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